"뭐라고? 크게 좀 말해봐!"
안녕하세요, 약사 약믈리에입니다.
약국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목소리가 점점 커질 때가 있습니다.
"어르신! 이 약은 식사하고 바로 드셔야 해요!"
라고 크게 외쳐도
"응? 뭐라고? 다시 좀 말해봐"
라며 귀를 가까이 대시는 분들을 뵐 때면
단순히 청력이 약해지셨구나 하고 넘기기엔
마음 한구석이 묵직해집니다.
많은 어르신이 난청을 "나이가 들면 눈 침침해지는 거랑 똑같지 뭐"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시곤 해요.
보청기를 권해드려도 "남사스럽게 그걸 왜 끼냐",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치시지만,
이건 단순히 귀의 문제가 아닙니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건 우리 뇌의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연결 고리’가 하나둘 끊어지고 있다는 아주 위험한 신호가 될 수 있거든요..!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인 '란셋(Lancet)'에서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관리해야 할 여러 요인 중 1순위로 '중년기 이후의 난청'을 꼽았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의 연구 결과는 더 구체적이고 놀라운데요. 난청이 심할수록 치매 위험이 최소 2배에서 최대 5배까지 높아진다고 발표했기 때문이죠.
왜 소리가 안 들리는 게 뇌까지 영향을 줄까요? 여기에는 세 가지 큰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인지 부하'입니다. 소리가 잘 안 들리면 뇌는 그 소리를 해석하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붓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억이나 사고력에 써야 할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리는 거죠.
둘째, '뇌 구조의 변화'입니다. 자극을 받지 못한 청각 피질은 쓰지 않는 근육처럼 서서히 수축하고, 이 영향이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까지 번지게 됩니다. 마지막은 '사회적 고립'입니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게 미안하고 창피해서 자꾸만 모임을 피하고 집에만 계시다 보니, 뇌가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얻는 활기를 잃어버리는 것이죠.

보청기 착용을 미루는 가장 큰 이유는 ‘장애가 있는 것처럼 보일까 봐’ 혹은 ‘나이 들어 보여서’라는 심리적 거부감 때문일 거예요. 하지만 시력이 나빠지면 안경을 쓰는 게 당연하듯, 청력이 나빠지면 보청기를 쓰는 게 뇌 건강을 지키는 오히려 현명한 투자입니다.
보청기는 단순히 소리를 크게 키우는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우리 뇌가 잊어가던 ‘소리 자극’을 다시 연결해 주는 '뇌 활성 장치'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난청 환자가 보청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했을 때,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과 비슷할 정도로 늦춰진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보청기를 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청력을 지키기 위한 가장 적극적인 치료인 거죠!
청력은 한 번 손상되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관리'가 핵심입니다. 약국에서 제가 어르신들께 꼭 당부드리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아무소리가 들리지 않는 적막한 하루를
하루종일 보낸다고 상상해 보셨나요?
지금은 쉽게 들을 수 있는 아침을 깨우는 새소리, 보글보글 찌개 끓는 소리,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우리 뇌를 계속 움직이게 합니다.
소리를 듣는 것을 포기하는 것은
뇌의 운동을 멈추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주변의 소리가 조금씩 멀게 느껴진다면,
더 늦기 전에 귀 건강을 체크해주세요!
활기찬 세상의 소리 속에 머무는 것이
치매를 막는 최고의 비결인 거 잊지마시고요!
여러분의 세상이 언제나 아름다운 소리들로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아이콜리 서포터즈로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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