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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후, 운동의 방향은 조금 달라져야 합니다

날이 풀리면 태화강 산책로에는 걷는 어르신들이 부쩍 늘어납니다.

천천히 팔을 흔들며 걷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건강해 보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매일 한 시간씩 걷는데,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저는 늘 이렇게 답합니다.

걷기는 분명 좋은 운동입니다.

하지만 60대 이후에는 그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할 수 있습니다.


젊을 때 운동의 목적은 체중 감량이나 체형 관리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날씬해지고, 보기 좋은 몸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운동의 목적은 달라집니다.


근육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몸이 흔들릴 때 자연스럽게 버틸 수 있는 힘을 만드는 것.


이 두 가지가 무엇보다 중요해집니다.


노년기에 가장 무서운 변화는 체중 증가가 아니라 근육 감소입니다.

실제로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60세 이후에는 특별한 근력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해마다 1% 안팎의 근육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노년층 건강 가이드라인에서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뿐 아니라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을 함께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몸무게는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다리 힘은 조금씩 약해지고,

의자에서 일어나는 속도가 느려지며,

계단을 오를 때 난간을 먼저 찾게 됩니다.


헬스장에서 이런 분들을 자주 봅니다.


70대 초반의 한 회원분은 매일 태화강을 1시간 이상 걷는 분이었습니다.

본인도 “나는 운동을 꾸준히 한다”고 자부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집 앞 계단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셨습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그 이후로는 바깥 활동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평가를 해보니 심폐지구력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고관절 주변 근력과 균형 능력이었습니다.


걷기는 충분히 하셨지만,

버티는 힘이 줄어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걷기는 이미 할 수 있는 동작을 반복하는 활동입니다.

하지만 근육은 약간의 부담과 자극을 받아야 유지됩니다.

그 자극이 부족하면 서서히 줄어듭니다.


그래서 저는 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걷기를 멈추라는 뜻이 아니라, 거기에 조금만 더해보자는 제안이라고.


의자에서 천천히 앉았다 일어나기 10회,

벽을 잡고 한 발로 서서 20초 균형 잡기,

가벼운 밴드를 이용해 엉덩이 근육을 자극하는 동작 몇 세트.


어렵지 않은 운동이지만

이 작은 동작이 다리 힘을 붙잡아 주고,

낙상 위험을 낮추며,

일상의 자신감을 지켜줍니다.


노년기의 운동은 많이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몸에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미 매일 걷고 계시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잘하고 계신 겁니다.

그 노력 위에 작은 근력 운동을 하나 더해 보십시오.


오늘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셨다면

의자에서 천천히 10번만 일어나 보시기 바랍니다.


그 10번이 지금의 다리를 지켜주고,

앞으로의 외출을 더 가볍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계단을 오를 때 덜 불안해지고,

손주와 함께 걷는 길이 조금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운동은 거창한 일이 아닙니다.

몸을 지키는 작은 습관입니다.


60대 이후의 운동은

몸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지금의 몸을 오래 지켜내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걷기에 한 걸음 더 보태는 작은 용기일지도 모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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